우리 함께 동학(東學) 하십시다!
이제 두 번째 장 '도(道)의 문답'이다. '도(道)' 를 한 마디로 정의하는것은 어렵다. 한마디로 정의 할 수 있다면 그는 이미 득도의 경지에 올랐다고 할 수 있다. 도에 대해 혹자는 우주의 근본 질서 혹자는 인간이 따라야 할 삶의 원리 혹자는 자연 그대로의 상태(인위적인것을 벗어난)라고 말한다. 대체적으로 정리해보면 사람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혹은 '사람의 길'이라고 설명 드릴 수 있다. 동학=천도교, 수운 선생께서는 도(道)에 대해 어떻게 말씀하셨는지 이 장을 통해 알아보자.
#6 도의 문답 (1)
<원문>
道(도)의 問答(문답)
或(혹)이 先生(선생)께 물어 曰(왈) 先生(선생)의 하는 바 道(도)는 무슨 道(도)시뇨.
[答(답)] 天道(천도)니라.
[問(문)] 天道(천도)는 先天古來(선천고래)부터 있었나니 古人(고인) 所謂(소위) 天道(천도)와 다름이 있느뇨.
[答(답)] 道則同也(도칙동야)나 里則非也(리칙비야) 古人(고인) 所謂(소위) 天道(천도)라 함은 人類(인류)밖에 따로이 最古(최고) 無上(무상)의 神(신) 一位(일위)를 設(설)하여 그를 人格的(인격적) 上帝(상제)로 爲(위)해 두고, 人類(인류)는 그 下位(하위)에 居(거)하여 拜服(배복)하며, 自己(자기)의 生死禍福(생사화복)을 모두 그의 命令下(명령하)에 定(정)한 바라 하는 것이오, 나의 이른바 天道(천도)는 이를 反(반)하여 사람이 한울이오 한울이 사람이라고 한 것이다.
[問(문)] 사람이 한울이라 함은 무엇이뇨.
[答(답)] 有形(유형) 曰(왈) 사람이오 無形(무형) 曰(왈) 한울이니 有形(유형)과 無形(무형)은 이름은 비록 다르나 理致(이치)는 곧 하나니라. 사람이 하늘이라고 하는 말에 對(대)하여 或(혹)은 말하되, 물도 根源(근원) 없는 물이 없고, 나무도 뿌리 없는 나무가 없나니, 사람의 위에 따로 主宰(주재)하는 한울이 없다 함은 깨닫기 어려운 말이라 한다. 물이 만일 根源(근원)이 있어 흐르는 것이라면 根源(근원)의 물은 처음 어디로 부터 나오는 것이라 할 것이며, 나무가 만일 뿌리가 있어 나온 것이라 하면 뿌리의 뿌리는 또 어디로부터 나왔다 하리오. 사람도 이와같이 처음 한울님이 있어 낳다 할것 같으면 한울님은 처음 누가 낳아 주었다 하겠느뇨. 사람이 누가 父母(부모) 없이 난 사람이 있으리오마는 父母(부모)의 父母(부모)를 거쳐 또 그 以上(이상) 千父母(천부모) 萬父母(만부모)를 찾아 올라가 보아도 맨 처음 난 부모는 그 누구라고 할는지 알 수가 없는 것이다. 世上(세상)에서는 天皇氏(천황씨)까지를 찾아 올라 간다고 하지마는 天皇氏(천황씨) 以上(이상)은 또 무엇이라고 말할는지 알 수 없는 것이다. 이럼으로써 사람의 根本(근본)을 찾는데는 처음부터 끝까지 사람이라고 하는 것이 가장 옳은 말이라 하는 바이다.
[問(문)〕 先生(선생)의 이른바 侍天主(시천주)라 함은 무엇이뇨.
[答(답)] 世上(세상)사람들이 다 天主(천주)를 따로 있는가 하고 爲(위)하는 者(자) 많음으로써 나는 말하되, 天主(천주)가 있다면 우리의 自體(자체)에 있다 함을 보인 것이다.
<현대어>
어떤 사람이 선생님에게 물었다.
[문] 선생님께서 말씀하시는 도(道)는 어떤 도(道)입니까?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답] 하늘의 도(道) 이다.
[문] 하늘의 도(道)는 예로부터 존재해왔습니다. 옛사람들이 말한 '하늘의 도'와 선생님께서 말씀하시는 '하늘의 도'는 어떻게 다릅니까?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답] "도는 같지만, 그 이치는 다르다." = 道則同也(도칙동야)나 里則非也(리칙비야)
[답] 옛사람들이 말한 하늘의 도는 인간과 별개로 최고무상 존귀한 신(神) 하나를 설정하고, 그 신을 인격적인 상제(上帝)로 섬기며, 인간은 그 신 아래에 복종하고, 자신의 생사와 운명을 모두 신의 뜻에 따라 결정된다고 믿는것이다. 그러나 내가 말하는 '하늘의 도'는 이와 반대이다. 즉, '사람이 곧 하늘이며, 하늘이 곧 사람'이라는 것이다."
[문] "사람이 곧 하늘이라는 말은 무슨 의미입니까?"
선생님께서 대답하셨다.
[답] "형체가 있는 것은 사람이고, 형체가 없는 것은 하늘이다. 형체가 있는 것과 없는 것은 이름은 다르지만, 그 이치는 하나이다." 어떤 이는 이렇게 말하기도 한다. "물에도 근원이 있고, 나무에도 뿌리가 있는데, 사람이 하늘 위에 따로 존재하는 주재자가 없다고 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그러나, 만일 물에 근원이 있다면, 그 근원의 물은 어디서부터 시작되었겠는가? 나무가 뿌리를 가지고 있다면, 그 뿌리의 뿌리는 또 어디에서 시작되었겠는가?
사람도 마찬가지이다. 처음 하늘이 있어 인간을 낳았다고 하면, 그 하늘은 누가 낳았는가? 부모 없는 사람이 없듯이, 조상의 조상을 거슬러 올라가 천 부모, 만 부모를 찾아 올라가도, 맨 처음 낳은 부모는 누구인지 알 수 없는 것이다.
세상에서는 천황씨(天皇氏)가 최초의 조상이라고 하지만, 그보다 더 이전에는 무엇이 있었는지 아무도 알 수 없다. 그러므로 사람의 근본을 찾는 데 있어서, 처음부터 끝까지 '사람'이라고 하는 것이 가장 옳은 말이다."
[문] 선생님께서 말씀하신 ‘시천주(侍天主)’란 무엇을 의미합니까?
선생님께서 대답하셨다.
[답] "세상 사람들은 하늘의 주재자(천주=天主)가 따로 있다고 믿는 사람이 많다. 그래서 나는 말하길, '천주(天主)가 있다면 그것은 우리 자신의 몸속/마음에 있다'라고 한 것이다."
<해설>
한국인에게 도(道)는 사실 매우 가깝다. 특히 天道(천도)는 더욱 그렇다. 어려서 부터 익히 듣던것이기도 하며 한국인의 정체성을 나타내기도 한다. 바로 단군 할아버지이시다. 하늘의 신(神)인 환인(桓因)의 아들 환웅(桓雄)께서 나라를 세우고 환웅께서 득도한 웅녀와 결혼하여 '단군 할아버지'를 낳으셨다.
그리고 전체 구절은 아니지만 홍익인간(弘益人間)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하라'라는 '하늘의 도'를 아주 어려서부터 배우며 자란다. 한국인 누구에게나 '홍익인간'이 무엇이냐고 물어본다면 답을 할수 있을것이다. 요즘은 이주 외국인과 한국에서 일하는 외국인 노동자들도 이 뜻은 알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동굴속에서 쑥과 마늘만을 드시며 100일간 기도(실제로는 21일이라고 한다.)로 '사람, 인간'이 되신 우리 웅녀 할머니는 최초의 '득도자=깨어난 자/깨달음' 이실것이다. 이렇게 환웅, 웅녀 그리고 단군 할아버지를 믿는 우리는 어찌보면 '하늘의 자손'들이다.
* 지금부터는 지극히 개인적인 관점에서 쓰는 글이다. *
그렇다보니 우리 한국땅에서는 신(神)에 대한 특히 상제(上帝)에 대한 개념이 확실하다. 이 글을 읽으며 긍정하거나 부정하거나 하는 경우 모두 이렇게 이야기 할 것이다. '아이고 하느님 맙소사' 그리고 카톨릭=로마교, 기독교가 우리 땅에서 부흥하게된 근본적인 이유 역시 우리가 '하느님'을 알고 天道(천도)를 알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그런데 뭔가 이상하다. 앞서 하늘에서 내려오신 분들인데 단군 할아버지가 우리에게 내려주신 天道(천도)는 하늘을 이롭게 하는것이 아니라 다시 말해 하느님의 나라가 아니라 인간을 이롭게 하라고 하신다. 홍익인간(弘益人間), 재세이화(在世理化), 이도여치(以道與治), 광명이세(光明理世) 모두 하늘이 아니다. 지금 우리가 보고 듣고 만지는 실체적 현실에 대한 말씀이시며 인간이, 사람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말씀들이다.
수운 선생께서는 '하늘의 도'는 '같으나 다르며 '사람이 하늘이요, 하늘이 사람이다'고 하셨다. 즉, 하늘 저편 어딘가 앉아 계시며 발 아래 세상을 둘러보며 사람의 생사와 길흉화복을 주재하는 하늘이 아니라 바로 당신이,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바로 당신이 하늘이다. 라고 분명하게 말씀하신것이다. 공자의 천인합일(天人合一), 고려 목은 이색의 천인무간(天人無間), 조선 퇴계 이황의 천아무간(天我無間)과도 연결되는 지점이기도 하다. (계속)
1894년으로부터 131년 3월 4일 敬天 心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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