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함께 동학(東學) 하십시다!
#6 도의 문답 (3)
<원문>
[問(문)〕 道(도)의 淵源(연원)은 무엇이뇨.
〔答(답)〕 道(도)는 師師相授(사사상수)로 한다 할지나, 그러나 道(도)의 實際(실제) 淵源(연원)에 있어서는 사람의 自體(자체)에 自在(자재)한 다 할 것이다. 그럼으로써 이 道(도)를 배우고자 하는 者(자)는 나를 믿지말고 各其(각기) 自身(자신)에서 찾으라 하였다.
[問(문)] 앞으로 오는 세상은 어떠하뇨.
[答(답)] 前日(전일) 所謂(소위) 三綱五倫(삼강오륜)이 이미 다 頹敗(퇴패)하였나니, 앞으로 오는 世上(세상)에는 비록 堯舜(요순)의 政治(정치)와 孔孟(공맹)의 道德(도덕)으로도 足(족)히 말할 수 없는 것이오, 세상 사람이 다 같이 自己(자기)의 自覺(자각)으로써 꼭 같이 살게 될 것이나, 그러나 世運(세운)이 크게 變遷(변천)하여 天地(천지)도 새로 開闢(개벽)이 되고, 國家(국가)도 또한 悲慘(비참)케 되어 陷之死地出生(함지사지출생)이라. 많고 많은 사람이 몇이나 叅與(참여)[參與(참여)]하고, 億萬(억만) 長安(장안) 빈터 되고 故國(고국)이 衰盡(쇠진)커든 또 다시 놀아볼까 하는 豫言(예언)같은 말을 노래로 傳(전)하였다.
<현대어>
어떤 사람이 선생님께 물었다.
[문] "도(道)의 근원은 무엇입니까?"
선생님께서 대답하셨다.
[답] "도(道)란 스승이 제자에게 전해주는 것이라 할 수 있지만, 그 본질적인 근원에 있어서는 사람 각자의 존재 속에 스스로 깃들어 있다고 할 것이다. 그러므로 이 도를 배우고자 하는 사람은 나를 믿으려 하지 말고, 각자 자신의 내면에서 그것을 찾아야 한다."
어떤 사람이 다시 물었다.
[문] "앞으로 다가올 세상은 어떤 모습이 될 것입니까?"
선생님께서 대답하셨다.
[답] "지난날 사람들이 말하던 삼강오륜(三綱五倫 = 전통적인 윤리규범)은 이미 다 무너졌으니, 앞으로 다가올 세상에서는 비록 요순(堯舜) 같은 성군의 정치나 공맹(孔孟)의 도덕이라 할지라도 그것만으로는 충분히 설명할 수 없을 것이다.
다가올 세상은 사람들이 모두 스스로 깨어나 각자의 자각(自覺)으로써 살아가는 시대가 될 것이다. 세상의 운명이 크게 변하여 하늘과 땅이 새롭게 개벽(開闢)될 것이며, 나라 또한 큰 혼란에 빠져 죽음의 문턱까지 내몰렸다가 다시 살아나는 일이 있을 것이니라.
수많은 사람들 가운데 과연 몇이나 이 변화에 참여할 수 있겠는가? 억만 명이 살던 장안(長安=번화한 곳)이 황폐한 빈터가 되고, 고국(故國 - 오래된 나라, 조국(祖國))이 쇠퇴의 끝자락에 이르게 되거든, 그때에 가서 다시 새롭게 일어서 볼 것인가 하는 말이 마치 예언처럼 노래로 전해지고 있다."
<해설>
이 단락은 용담유사의 흥비가의 "사사상수(師師相授) 한다 해도 자재연원(自在淵源) 아닐런가" 에 대한 설명이다. 도(道)가 스승이 스승에게, 제자가 또 다른 제자에게 전수 된다 하더라도 도를 믿는 자는 나를 믿지 말고 자신의 내면에서 찾아야 한다='시천주' 는 것을 다시 언급한 부분이다. 또한 한자 그대로 해석한다면 도가 특정 단계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연결된다고로도 해석이 가능하다. 이 부분을 김태웅 교수님은 '도는 스승으로부터 받는 것만으로 부족하며 스스로 이루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는 것이다. 라고 표현하셨다. 이것도 맞는 해설이라고 생각한다.
동학에는 '연원제'가 있다. 즉, 도를 전하는 사람=전교인과 받는 사람=수교인을 의미한다. 대표적인 사사상수(師師相授)=도통(道統)으로 수운 최제우 대신사로부터 해월 최시형 신사에게로 해월 신사로부터 의암 손병희 성사에게로 도통(道統)이 되었다.
다음으로는 앞으로 다가올 세상에 대한 말씀이다. 삼강오륜이 무너진것은 기존의 유교적 가치관이 더 이상 유지될 수 없다는것을 선언하고 있다. 즉, 더 이상 신분이나 권력관계로 사람을 구별하는것이 아니라, 모든 사람이 평등한 존재임을 선언하고 있다. 그리고 다가올 새로운 시대는 전통적인 가치관만으로 설명할 수 없다고 말한다. 이것또한 기존의 성군 정치나 유교의 도덕이 아닌, 새로운 가치 체계가 필요하다는 것이며 모든 사람이 스스로 깨닫고 주체적으로 살아가는 시대를 말한다.
그리고 새로운 세상은 정치적 변화뿐 아니라 경제, 사회, 문화, 사상 전반에 걸친 거대한 혁명적 변화가 올것이며 사회적 격변 속에서 나라와 민중이 큰 어려움을 겪겠지만, 결국 다시 살아날것이라 말하고 있다. 끝으로 마지막 부분에서 '새롭게 일어서 볼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있다. 이는 미래, 새로운 시대, 새로운 세상을 준비해야 한다는 경고이자 희망의 의미를 담고 있다고 본다. 동학이 단순한 종교 운동이 아니라, 새로운 시대를 준비하는 혁명적 사상임을 보여주는 단락이다.
연원제에 대한 추가적인 설명, 즉, 단위 조직에 대한 내용도 잠깐 언급하도록 하겠다. 우선은 접(接) 그리고 접이 확대된 포(包) 가 있다. 이를 동학에서는 '포접제'라고 한다. 접(接) 이라는 한자에 대해 네이버 한자사전은 글방 학생이나 보부상의 동아리, 동학의 교구 또는 집회소라고 설명이 되어있다. 그런데 이 '접'의 뜻 풀이를 보면 '접하다'가 나온다. 소식이나 명령 따위를 듣거나 받다. 귀신을 받아들여 신통력을 가진다. 이어서 닿다. 라는 뜻을 지닌다고 나온다. 이어서 '접목하다'가 나온다. 대목이라 부르는 나무에 다른 나무의 가지를 붙이는것을 말한다. 가장 이해하기 쉽게 '접합' 이라는 단어를 생각하면 접(接)이 동학인들의 연결이 어떤 형태임을 알수 있다.
'접(接)'은 수운 선생께서 신유년(1861년) 포덕(布德=덕을 세상에 펴심)하신 이후 사람들이 몰려들면서 처음에는 자연적으로 생성되었다고 하며 '누구 접' 이라고 하며 조직이 구성되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후 수운 대신사께서 각 지역별로 16명의 '접주'를 정식으로 임명하면서 '접(接)' 제도가 동학의 조직으로 자리잡는다. 그리고 해월 신사께서 육임제(교장(敎長), 교수(敎授), 도집(都執), 집강(執綱), 대정(大正), 중정(中正))를 시행하면서 접(接)의 상위개념인 포(包)가 만들어진다.
참고로 동학 혁명 당시 동학혁명군은 '봉기(蜂起)' 가 아니라 '기포(起包)'라고 표현 했다. 포(包) 단위로 일어섰다는 의미로 동학의 초기 자료는 모두 '기포(起包)'라고 되어있다. '봉기(蜂起)' 와 '기포(起包)'에 대해 언급하는 이유는 동학혁명이 동학의 이념과 조직을 바탕으로 새로운 세상을 만들려고 한 포(包) 조직이 일어선 '기포(起包)' 인지 '농민 봉기'인지에 대한 역사적 관점의 차이에서 비롯한다. 현재는 대다수 봉기(蜂起)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 부족한 글임에도 함께 해준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린다. 이제 2장이 끝났다. 다음 글은 '유, 불, 선과 우리 도' 3장으로 들어간다.
1894년으로부터 131년 3월 11일 敬天 心告
* 도올 김용옥 선생님의 시국선언, 헌법재판관들과 여러분에게 드리는 "지금 이 나라, 대한민국은 풍전등화와도 같은 존망의 위기에 처해있습니다" 를 꼭 시청해주시기 부탁드린다. "헌 역사의 똥통에서 뒹굴 이유가 없다."는 선생님의 말씀이 가슴을 울린다. 말씀의 시작 단계에서 "태허(太虛) 성명(聲明) 태허에서 울려퍼지는 맑은 소리"라는 표현이 있다. '태허'는 하늘을 말한다.
< 도올 김용옥 선생의 태허(太虛) 성명(聲明) >
지금이 나라 대한민국은 풍전등화와 같은 존망의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의식을 하든지 안하든지간에 이 땅 위에 존재하는 모든 사람에게 그러한 암운이 덮여 있습니다. 나는이 땅을 사랑하고이 나라의 문화와 역사와 도덕과 장구한 질서의 가치를 존숭하는 한 사유인으로서 매우 심중한 발언을 하지 않으면 아니 되겠다는, 가압적인 사유의 벼랑 끝에 몰려 있습니다.
그러나 나는 이 말을 누구에게 해야 할지를 모르겠습니다. 국민을 향해 외친다 한들, 국민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내가 말하고자 하는 성명의 본질과 내용과 그 당위성을 다 파악하고 있기 때문에 나의 성명은 군소리가 될 수도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말씀드리자면, 나의 성명은 윤 대통령 파면의 결정적 열쇠를 쥐고 있는 헌재 재판관 여덟분을 향한 것이겠지만, 이 시점에서 헌재 재판관에게 정신적 영향을 끼치기 위한 목적으로 언설을 발한다는 것은 영혼의 낭비일 것이며, 바람직하지도 않고 무엇보다도 멕혀 들어갈 리가 없다는 것입니다.
민주사회질서를 유지하는 궁극적인 기준은 법입니다. 조선 왕조에서는 그 법의 자리에 도덕이 있었고, 천명이 있었고, 민심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천리는 즉각적인 구속력이 없습니다. 법은 즉각적인 구속력이 있고 임면, 가부, 시비의 판결에 있어 즉각적인 효력을 발합니다. 이러한 가시적 효력을 일컬어 "권력"(Power)이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그러나 법의 권력은 도덕을 기반으로 하지 않으면 역사의 죄를 짓게 됩니다.
지금 헌재 재판관 8인은 일상적으로 규정되는 "사람"이 아닙니다. 사람이 한 국가를 망하게 할 수도 있고 흥하게 할 수도 있다는 것은 사람의 상식에서 벗어나는 권한 입니다. 오늘이 시점의 헌재 재판관 여덟 분은 "사람"이 아니라 "하느님"입니다. 사람의 권능을 벗어난 초월적인 힘을 부여받은 초월적 존재입니다. 이 신적인 재판관에는 좌도 없고, 우도 없고, 중도도 없습니다. 보수도 진보도 어떠한 세속적 사감도 개입될 수가 없습니다. 어두운 곳이든, 밝은 곳이든, 어느 곳에나 비추는 햇빛과 같은 존재입니다.
윤석열은 내란의 수괴입니다. 이것은 저 개인의 판단이 아니라, 역사적 사실이며, 민의의 판결이며, 민주적 절차를 통하여 누구에게나 공감되는 사태로서 드러난 사건입니다. 도덕적 포폄의 대상이 될 수 없는 극악무도한 죄악입니다. 무엇보다도 윤석열이 취임하여 오늘의 이르기까지 그가 저지른 언행은 불순한 사적 욕망과 누구나 확인할 수 있는 거짓과 위선과 막가파식의 독주와 취생몽사 일상과 이성을 거부하는, 주술적 비합리성으로 점철되어 있으며, 이 모든 언행을 뒷받침하는 의식의 장에는 헌정질서의 거부라는 위헌적 권위의식이 지배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윤석열은 단군 이래 가장 악랄한 형태로 등장한 지도자상을 지니고 있습니다. 민본, 민주를 거부하는 패역 있니다. 헌재 재판관 단 한 분이라도 기각의 판단을 내린다면, 그것은 헌법을 최종적으로 수호하는 헌법 재판관이 헌법을 부정하는 죄악을 인용하는 사태임으로 대한민국의 헌정 질서가 근원적으로 성립하지 않는다는 것을 분명하게 천명하는 결과를 초래합니다.
윤석열도당과 지지자들은 윤석열의 구속을 취소한다는 판결을 중앙지법에서 받아내었다는 사실로서 환호성을 지르며 춤을 추고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이미 헌재의 변론과정은 완료되었습니다. 구속 취소 판결이 법률의 엄격한 해석에 의한 결정이라면, 그 엄격성이 똑같이 헌법 재판소의 판결에 적용되어야 하므로, 윤석열의 입지는 송곳 끝보다 더 좁아지는 반면, 내란의 수괴의 활보로 인한 국민의 불안감, 천심의 분노, 민심의 단결은 더욱 극렬하게 될 것입니다
헌재 재판관들이여, 나의 소리를 듣지 마시고 하늘의 소리를 들으소서! 요한복음의 말씀대로 육으로 판단하지 마시고 영으로 판단하소서! 빨리 이 민족을 구하소서! 하루가 빠르면 빠를수록이 민족에게 만만세의 행복과 안녕이 앞당겨집니다. 인용은 윤석열 한사람에게 대한 훈계에 지나지 않지만, 기각은 단군 이래의 조선민중 역사 전체에 위헌의 죄악의 씨를 뿌리는 것입니다. 그것은 국가의 파멸입니다. 우리 민족은 하루라도 빨리 새 역사의 장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헌 역사의 똥통에서 뒹굴 이유가 없습니다. 새로운 정치의 장을 만들고, 새로운 리더십을 창출하여, 세계 시민들의 모범이 되어야 합니다. 생각에 생각을 거듭하는 이 갸날픈 선비의 피끓는 호소가 남녀노소 이념의 빛깔에 관계없이 민족의 양심을 깨우기를 간절히 빕니다.
그리고 우리의 시인 한용운의 한 구절을 읽습니다. "나는 여러 사람이 모여서 말하고 노는 때에 더 울게 됩니다. 님 있는 여러 사람들은 나를 위로하여 좋은 말을 합니다마는 나는 그들의 위로하는 말을 조소로 듣습니다. 그때는 울음을 삼켜서 눈물을 속으로 창자를 향하여 흘립니다."
2025년 3월 10일 도울 김용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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