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학사 - 오지영

#7 유, 불, 선 삼도와 우리 도 (1)

manissky 2025. 3. 13. 15:48

우리 함께 동학(東學) 하십시다!


#7 유, 불, 선 삼도와 우리 도 (1)

儒(유) 佛(불) 仙(선) 三道(삼도)와 吾道(오도)


<원문>

先生(선생)은 말씀하시되, 우리 道(도)는 儒(유)도 같고 佛(불)도 같고 仙(선)도 같으나, 儒(유)도 아니오 佛(불)도 아니오 仙(선)도 아니라고 하였다. 世上(세상)에서는 道(도)라면 儒道(유도)나 佛道(불도)나 仙道(선도)나 또는 耶蘇教(야소교)나 아니면 그 밖에는 또다시 道(도)가 없을 줄로 아는 것이다. 그는 다름이 아니라 사람이 다 各其(각기) 自己(자기)의 몸에 道(도)가 있음을 깨닫지 못함에서 그리하는 것이다. 

過去(과거)의 어떤 有名(유명)한 사람이 만든 道(도)라거나, 道(도)의 年條(연조)가 오래라든가 道(도)의 勢力(세력)이 많다든가 하는 등의 道(도)만을 오직 옳은 道(도)라고 생각하는 것이오, 우리의 마음 속에서 나온 道(도)는 道(도)가 아니라고 알 뿐이 아니라, 道(도)의 逆賊(역적)이라고 指嫌(지혐)을 하는 것이다. 道(도)를 爲(위)해 사람이 사는 것이 아니오, 사람이 살기 爲(위)해 道(도)가 있는 것이라. 그러고 보면 道(도)는 傳統的(전통적)이나 習慣的(습관적)이나 追勢的(추세적)이나 固定的(고정적)으로 할 것이 아니오, 반드시 사람 個體的生活(개체적생활)을 爲(위)하여, 사람 全體的(전체적) 生活(생활)을 爲(위)하여 自心自由(자심자유)로써 態變能化(태변능화)로써 하는 것이 옳은 道(도)가 된다 할 것이다. 이제 人乃天主義(인내천주의)를 唱導(창도)하는 一方(일방) 儒佛仙(유불선)과 耶蘇(야소) 等(등) 諸家說(제가설)을 參考的(참고적 叅考的)으로 記入(기입)하노라.

一(일), 儒敎(유교)니 本教(본교)는 麗朝時代(여조시대)에 어떤 사람이 中國(중국)으로부터 此(차)를 輸入(수입)하여 朝鮮天地(조선천지)에 퍼뜨려 놓았다. 그 教(교)의 主旨(주지)는 天(천)의 命令下(명령하)에 在(재)하여 信仰(신앙)은 天靈(천령), 地靈(지령), 人靈(인령) (天地(천지)를 父母(부모)로 事(사)함과 祖靈(조령)을 鬼神(귀신)으로 事(사)하는 等(등))이오, 그 綱領(강령)은 三綱(삼강) (父爲子綱(부위자강), 夫爲婦綱(부위부강), 君爲臣綱(군위신강)) 五倫(오륜) (父子有親(부자유친), 君臣有義(군신유의), 夫婦有別(부부유별), 長幼有序(장유유서), 朋友有信(붕우유신))이오, 그 目的(목적)은 修身齊家治國平天下之大道(수신제가치국평천하지대도)라 하며, 그 道(도)는 無形的(무형적)으로나 有形的(유형적)으로나 鬼神本位(귀신본위)며 事大主義(사대주의)로 되었다.

그 教(교)가 처음 朝鮮(조선) 안으로 들어오게 된 原因(원인)부터 그 當時(당시) 그 人物(인물)이 또한 鬼神本位(귀신본위)며 事大主義(사대주의)임을 알 수 있는 것이다. 그 教(교)를 받아 온 사람의 口頭(구두)에는 彼(피)를 大國(대국)이라고 仰慕(앙모)하는 同時(동시), 我(아)는 小中華(소중화)라고 自稱(자칭)하였었다. (계속)


<현대어>

수운 선생은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다.

우리의 도(道)는 유교(儒敎)와도 같고, 불교(佛敎)와도 같으며, 선도(仙道)와도 같다. 하지만 유교도 아니고, 불교도 아니고, 선도도 아니다. 세상 사람들은 도(道)라고 하면 오직 유교, 불교, 선도, 혹은 기독교(야소교, 耶蘇敎) 정도로만 알고, 이들 이외에는 다른 도(道)가 없다고 여긴다. 그 이유는 모든 사람이 자기 자신의 몸 속에 도(道)가 있다는 것을 깨닫지 못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과거에 유명한 사람이 만든 도(道)이거나, 오랜 역사를 가진 도(道)이거나, 세력이 큰 도(道)라야만 옳은 도(道)라고 생각한다. 그리하여 우리의 마음 속에서 나온 도(道)는 진짜 도(道)가 아닐 뿐 아니라 도(道)의 반역자라고까지 비난한다. 그러나 원래 도(道)를 위해 사람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위해 도(道)가 존재하는 것이다. 

따라서 도(道)는 전통이나 습관 또는 시대의 추세나 고정적인 형태로 정해지는 것이 아니다. 반드시 개인의 삶을 위해, 그리고 공동체 전체의 삶을 위해, 자유로운 마음과 상황에 따라 변화하고 적응하는 능력(태변능화, 態變能化)을 가진 것이 진정한 도(道)이다. 여기서 우리는 인내천주의(人乃天主義), 즉 '사람이 곧 하늘이다'라는 주의를 내세우면서, 참고를 위해 유교와 불교, 선도, 기독교 등 여러 사상을 함께 기록한다.

첫째, 유교는 고려 시대에 어떤 인물이 중국으로부터 도입하여 조선에 널리 퍼뜨린 것이다. 그 교리의 핵심은 하늘의 명령 아래 있으며, 하늘과 땅 그리고 사람의 영(靈)을 신앙 대상으로 한다. 즉, 천지(天地)를 부모로 섬기고 조상의 영혼을 귀신으로 섬기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유교의 기본 윤리는 삼강(三綱: 아버지는 자식의 근본-부위자강, 남편은 아내의 근본-부위부강, 임금은 신하의 근본-군위신강)과 오륜(五倫: 부모와 자식 간의 친애-부자유친, 임금과 신하 간의 의리-군신유의, 부부 간의 구별-부부유별, 어른과 아이 간의 질서-장유유서, 친구 간의 신의-붕의유신)을 강조한다. 

유교의 목적은 자신을 수양하고 가정을 다스리며 국가를 바로잡고 천하를 평화롭게 하는 대도(大道)-수신제가치국평천하지대도-에 있다. 그러나 이 도(道)는 무형적이든 유형적이든 귀신을 중심으로 하고, 큰 나라를 섬기는 사대주의(事大主義)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다.

유교가 처음 조선으로 들어온 이유를 살펴보면, 당시 그것을 도입한 사람들 역시 귀신을 중심으로 하고 큰 나라를 섬기는 사대주의적 사고방식을 갖고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유교를 받아들인 사람들은 입으로 중국을 큰 나라라 하여 존경하고 동시에 스스로를 작은 중화(小中華)라고 자칭하였다. (계속)


<해설>

이 단락은 책의 서문에 오지영 선생께서 쓰신 바와 같이 동학 사상이 유불선을 취했다는 비판에 대해 수운 선생의 말씀을 빌어 기존의 전통적인 도(道)들과 동학의 도(道)와의 차이를 분명하게 설명하며 도가 외부의 권위, 고정된 불변의 전통이 아닌, 각 개인의 내면에 존재하는 진리이며, 삶의 환경과 상황에 따라 능동적으로 변화하고 발전해야 하는 것임을 강조하고 있다.

또한, 유교가 이 땅에 유입된 과정과 배경을 비판적으로 설명하며 큰 나라에 대한 의존적 태도와 귀신 숭배 중심의 사고를 지적한다. 유교가 인간 내면의 주체적인 깨달음보다는 외부 권위에 대한 맹목적인 복종과 형식적 규범에 치우친 사상이라는 것이 오지영 선생의 주장이다.

정리하자면 동학의 도는 개인의 삶과 공동체의 발전을 위한 주체적이고, 능동적인 실천이 필요하며 기존의 관습적이고 고정된 사고를 넘어서 내면의 자각과 변화의 필요성을 말하려 하고 있다.  


1894년으로부터 131년 3월 13일 敬天 心告


* 밴드의 특성상 과거 글 보기가 어려워 블로그를 만들었다. 처음부터 이 글을 읽고자 하시면 다음의 블로그를 이용하시기 바란다. https://manissky.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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