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학사 - 오지영

#5 도의 시작 (5)

manissky 2025. 2. 25. 12:20

우리 함께 동학(東學) 하십시다!


#5 도의 시작 (5)

<원문>

守心正氣(수심정기) 四子(사자)는 吾道(오도)의 正針(정침)이라, 사람이 그 마음을 잘 직혀야 오른 마음이 生(생)겨 나오는 것이오, 사람이 그 氣運(기운)을 잘 바루워야 좋은 氣運(기운)이 生(생)겨 나오는 것이다. 사람이 만일 그 직힌 마음이 없으면 事物(사물)을 잘 料理(요리)할 수가 없는 것이오, 사람이 만일 그 바른 氣運(기운)이 없으면 姓命(성명)을 잘 保存(보존)할 수가 없는 것이라. 姓命(성명)이 弱(약)하고 事物(사물)에 어두운 者(자)가 能(능)히 사람다운 사람이 되며 世上(세상)다운 世上(세상)을 만들 이오,

守心正氣(수심정기)는 사람 自體(자체)의 肉身(육신)과 사람 自體(자체)의 精神(정신)으로써 하는 者(자)요, 어떠한 別個(별개)의 神(신)이나, 어떠한 別個(별개)의 物(물)로써 하는 者(자)가 아니다. 그러므로써 守心正氣(수심정기)는 偏僻(편벽)된 肉身主義者(육신주의자)도 아니오 偏僻(편벽)된 精神主義者(정신주의자)도 아니오, 肉身(육신)과 精神(정신) 總合體(총합체)를 가진 사람, 主義者(주의자)라고 하는 것이다.

大凡(대범) 사람의 道(도)를 깨닫는 法(법)은 깨닫지 못함으로부터 始作(시작)하여 中間(중간)에 많은 難關(난관)과 煩悶(번민)과 勞苦(노고)와 鍛鍊(단련)과 왼갓 魔障(마장)等(등) 모든 經歷(경력)을 골고로다 맛본 後(후)가 아니면 아니되는 것이다.

先生(선생)이 得道(득도)하기 以前(이전) 幾(기) 多年間(다년간) 지내온 波瀾曲折(파란곡절)이며, 得道(득도)한 以後(이후) 모든 變化狀態(변화상태)를 보아 넉넉히 다 알 수 있는 것이다.


<현대어>

‘수심정기(守心正氣)’라는 네 글자는 도(道)를 이루는 중요한 기준이다. 사람이 자신의 마음을 지켜야 올바른 생각과 마음이 생겨나고, 사람이 자신의 기운을 바르게 조절해야 좋은 기운이 생성된다. 만약 마음을 바르게 지키지 않으면 세상의 이치를 바르게 이해 할 수 없다. 또한 마음이 약하고 세상을 보는 눈이 흐린 사람은 제대로 된 사람이 될 수 없으며, 올바른 세상을 만들 수도 없다.

수심정기는 사람의 육신과 정신이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는 원리이다. 어떤 특정한 신이나 외부적인 힘이 대신 해주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수심정기는 육체만을 중시하는 물질주의도 아니며, 정신만을 강조하는 이상주의도 아니다. 육체와 정신이 함께 조화를 이루는 것이 진정한 사람의 도(道)이며, 이를 실천하는 사람이 바른 주의자(主義者)이다.

사람이 도(道)를 깨닫는 과정은 처음에는 무지(無知)에서 시작하여, 중간에는 수많은 시련(試鍊)과 고민(苦悶), 노력(努力)과 단련(鍛鍊), 그리고 장애물(障礙)을 경험하게 된다. 이러한 과정을 골고루 겪은 후에야 비로소 도를 깨달을 수 있다. 수운 선생 역시 도를 깨닫기 전까지 오랜 세월 동안 수많은 시련과 고난을 겪었으며, 도를 깨달은 후에는 그 변화된 상태를 몸소 체험하고 이해할 수 있었다.


<해설>

이 단락을 해설하기에 앞서 동학과 천도교에 대한 기록/경전에 대해 먼저 설명드린다. '동학'과 '천도교'의 기록은 우선 한문체로 쓰여진 '동경대전(東經大全)'과 한글로 쓰여진 '용담유사(龍潭遺詞)'가 있다. 모두 수운 선생께서 직접 쓰신 내용이며 이를 해월 최시형 선생께서 책으로 간행하셨다. 그리고 수운 최제우 선생의 발자취를 담은 '대선생주문집'과 '최선생문집 도원기서'가 있다. '도원기서'에는 해월 최시형 선생의 기록이 추가되어 있다.

'동경대전(東經大全)'의 전(全)은 우리가 아는 종교의 경전(經典)과 한자어가 다른것을 볼 수 있는데 이는 동학의 경전을 모두 모은 '대전=크게 갖춘'의 의미이다. 그런데 앞서 말씀드렸듯 해월 선생께서 동경대전과 용담유사를 간행하셨는데 이 과정이 쉽지 않으셨다. 해월 선생의 별명은 '최 보따리'이다. 수운 선생 순교이후 해월 선생은 매우 긴 시간 쫒겨다니셨는데 수운 선생께서 건네신 소중한 원고들을 보따리에 싸매고 이곳 저곳으로 피해 다니셨다. 이러한 이유로 '최 보따리'라는 별명이 붙게 되었으며 어려운 상황속에서도 인제, 천안(당시 목천), 경주 등에서 간행소를 마련하고 목판 혹은 목활자본 으로 책을 찍어내셨다.

그렇다보니 판본에 따라 문제가 발생했는데 판본마다 조금씩 달랐기때문이다. ‘수심정기(守心正氣)’ 가 대표적인 사례인데 지킬 수(守)냐 닦을 수(修)냐에 대한 문제이다. 이에 대한 해석이 분분하나 도올 김용옥 선생은 글의 맥락에 따라 이해해야한다고 하셨다. ( 판본에 대한 이야기는 도올 선생의 동경대전 1권을 참고하시기바란다. ) 도올 김용옥 선생의 초판본에 대한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는데 선생께서 어렵게 어렵게 초판본을 구하셨는데 꿈에 초판본을 뺏으려는 자를 밀쳐내면서 방구석 판자에 머리를 부딪쳐 머리가 벗겨졌다는 이야기가 있다.

오지영 선생의 동학사에는 ‘수심정기(守心正氣)’라 되어 있으니 여기서는 지킨다는 의미로 받아들이면 ‘수심정기(守心正氣)’는 ‘수심(守心)’ 마음을 지키고 ‘정기(正氣)’는 기운을 바르게 한다. 는 뜻이된다. 그렇다면 어떤 마음을 지켜야 하는것인가? 바로 한울님=하느님의 마음, 그렇다면 사람이 하늘이므로 사람의 마음이 된다. 즉, 인간의 바른 삶을 위한 마음이 곧 '수심정기(守心正氣)'가 된다.

그리고 수심정기는 도덕적 원칙이 아니라 육체와 정신이 균형을 이루는것을 강조하고 있다. 즉, 유물론(물질/육체)과 유심론/관념론(정신)의 균형을 갖춰야 진정한 도(道)를 실천할 수 있다는 말씀이다. 또한 초월적 존재나 외부적 힘이 아니라 사람 스스로 마음과 기운을 닦아야 한다는 주체적 의미로도 해설 할 수 있다. 이는 유교의 성선설이 말하는 인간의 가능성이나 불교의 색즉시공, 공즉시생과도 연결된다.

마지막 단락은 수운 선생의 어려웠던 득도(得道) 과정에 대한 설명이다. 전국을 떠돌며 수행하시며 단순한 학습이 아니라 고난과 경험을 통해 체득하는 과정임을 강조하고 있다. 이것 또한 유교의 자기수양과 불교의 고행과 연결해 생각해 볼 수 있다. 중요한것은 수운 선생의 가르침이 단순한 이론이 아니라 수행과 체험을 바탕으로 말씀하셨다는것을 오지영 선생께서 밝히고 계신것이다.


1894년으로부터 131년 2월 25일 敬天 心告


* 나는 동학 공부에 있어 필요한 책들은 처음 시작 단계에서는 구매보다는 공공도서관을 애용했고 필수 서적은 중고로 구매했다. 도올 선생님 동경대전 시리즈도 중고로 구매했다. 그런데 인연일까? 책 속장에 도올 선생님의 글이 있었다. 아직 무슨 뜻인지 정확히 해석하지는 못하고 그런가보다 하고 있는데 뜻을 아시는 분께서는 댓글로 알려주시면 감사하겠다.

 

도올 선생님의 동경대전 1권 속지 사진 - 저자 사인회 등에서 써주신 글로 추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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