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학사 - 오지영

#5 도의 시작 (3)

manissky 2025. 2. 18. 11:28

우리 함께 동학(東學) 하십시다!


#5 도의 시작 (3)

<원문>

先生(선생)이 문득 世間(세간)의 紛擾(분요)를 擺脫(파탈)하고 胸中(흉중)에 맺친 것을 끌러버리고, 드디어 집을 떠나 일어서니 이 때는 朝鮮(조선) 李祖(이조) 四百六十四年(사백육십사년) 乙卯年間(을묘년간)*1855년* 이라, 先生(선생)은 八道名山(팔도명산) 좋은 곳을 두루 다 찾어 보왔었다. 한 곳에서 五十日(오십일), 或(혹) 百日(백일), 或(혹) 一年(일년)동안을 修煉(수련)으로 보낸 일이 있었다. 歲月(세월)은 어느듯 六年(육년)이라는 많은 時日(시일)을 보내고 맛고 하였었다. 或(혹)은 異常(이상)한 사람도 만나 보았었고, 或(혹)은 異常(이상)한 經驗(경험)도 격거 보왔었다. 그 中(중)에는 梁山(양산) 通度寺(통도사) 千聖山(천성산) 寂滅窟(적멸궁)에서 眞實(진실)한 精力(정력)을 쌓었었고, 다시 龜尾山(구미산) 龍潭亭(용담정)에 돌아와 얼마동안 많은 修養(수양)이 있었든 것이다.


<현대어> 
어느 날, 선생은 세상의 혼란을 벗어나 가슴속에 맺힌 것을 풀어내기로 결심하고, 결국 집을 떠났다. 이때가 1855년(을묘년) 무렵이었다.  선생은 팔도의 명산을 두루 찾아다녔으며, 어떤 곳에서는 50일, 혹은 100일, 길게는 1년 동안 수행을 하기도 했다. 6년이라는 세월이 흐르는 동안 선생은 기이한 사람을 만나기도 하고, 특별한 경험을 하기도 했다. 특히 양산 통도사 천성산 적멸굴에서 진정한 정신적 수행을 쌓았으며, 이후 다시 구미산 용담정으로 돌아와 한동안 깊이 수양을 하게 되었다.

<해설>

* 오지영 선생의 '동학사'에는 이른바 '을묘천서'와 '이인(異人)='승려'라고도 한다.'에 대한 이야기가 단순하게 기이한 사람을 만났고 이상한 경험을 한것으로 되어있다. 오지영 선생께서 종교적 내용은 의도적으로 간략하게 표현한것으로 추정한다.  

* 이 이야기는 수운 선생이 울산 여시바윗골에서 지내실때 홀연 '이인(異人)'이 나타나 책 한권을 전달한 이야기다. 이인은 자신이 금강산 유점사에서 기도 하며 공부하는 사람인데 어느날 책 한권이 놓여 있어 읽어 보았으나 이상한 글이라 도저히 글뜻을 알 길이 없어 선생께 가지고 왔다는것이다. 그리고 3일 뒤 다시오겠다 하고 물러갔다. 선생께서는 3일동안 이 책을 연구하였고 글 뜻을 알게 되셨다고 한다. 3일 후 이인이 나타나 글뜻을 묻자 수운 선생께서 "알았노라"고 하자 이인이 "선생은 참으로 훌륭한분이십니다." 하고 사라졌다.   

* 이때 전달된 책을 이른바 '을묘천서'라고 한다. 을묘년에 하늘이 내린 책이라는 의미이다. 책에 대한 내용은 알려져 있지 않으나 추정하건데 종교적 내용이며 기도나 수련 방식일것으로 본다. 도올 선생께서는 '을묘천서'를 마테오 리치의 '천주실의'로 추정한다. '천주실의'는 1603년 중국 북경에서 예수회 신부 마테로 리치가 '한자'로 간행한 천주교 교리서이다. 이 천주실의는 유몽인(1559∼1623)의 '어우야담'과 이수광(1563~1628)의 '지봉유설'을 통해 조선에 들어온것이 확인된다. 다만 연도가 어느때인지는 혼란하나 상당히 빠르게 들어온것으로 추정해볼 수 있고 이 '천주실의'가 '을묘천서'라고 도올 선생께서는 주장하신다. 

* 이에 앞서 기독교와의 접촉은 프랑스의 루브룩 수도사가 몽골제국 칸 즉위식에 참석한(1253년) 고려시대 이뤄졌다고도 하며 임진왜란(1592년) 당시 '고니시 유키나'가 기리시탄(일본 기독교 신자) 으로 서양인 종군 신부를 비롯 많은 기리시탄이 전쟁에 참전한것으로 기록이 남아있다. 물론 그들 역시 십자가 깃발을 앞세우고 조선인을 학살했다.  또한 병자호란으로 청나라에 볼모로 잡혀간(1637년) 소현세자가 천주교 선교사를 만났다는 기록도 있다. 조금 더 추가하면 불국사 경내에서 경교(景敎)의 돌 십자가가 발견된것과 석굴암 양식이 헬레니즘 문화와 결합되었는점을 들어 우리가 생각한것보다 빠른 시기에 유입된것으로 보기도 한다.    

* 천도교사에 따르면 수운 선생은 이때 이 을묘천서에 기록된 기도방법에 따라 천성산 적멸굴에서 49일간(정확히 47일) 기도를 하신것으로 나온다.  조금 재미있는것은 기도를 하신 이 '천성산 적멸굴'이다.  이곳에는 '내원사'라는 이름의 사찰이 있다.  내원사는 과거 통도사의 말사로 '내원암'이었다고 한다. 이곳에는 '원효대사'와 '의상대사'의 이야기도 함께 깃들어 있다. 

* 이른바 원효대사 해골물 이야기의 장소가 바로 이곳이라는것이다. 물론 논란이 있지만 그것이 중요하겠는가?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 돈오돈수(頓悟頓修), 돈오점수(頓悟漸修)의 이야기가 중요하다. 일체유심조는 "모든것은 오직 마음에서 지어낸다" 는 뜻으로 어제 밤 마신 물이 해골에 담긴 물이라는것을 알고 하신 말씀이시다. 원전은 불교 경전인 화엄경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그리고 이때 동행하신분이 바로 '의상대사'라고 한다. 

* 이제 '돈오돈수'와 '돈오점수'가 나오는데 쉽게 설명드리면 '깨달음을 얻는 순간 공부를 마친것이다=돈오돈수', '깨닫기는 하였으나 더 닦아 완벽하게 깨달아야 한다=돈오점수' 이다. 원효대사는 돈오돈수, 의상대사는 돈오점수 가 된다. 그래서 원효는 남았고 의상은 유학을 떠난다. 여기서 이 부분을 더 설명드리는것은 공부가 부족한 나에게는 무리다. 두 대사님의 이야기에 관심있으신분들은 인터넷으로 찾아보시길 권한다. 

* 그리고 이 지역의 전설에 따르면 "경주의 최복술(최제우)이가 적멸굴에 가서 도통하여 수리가 되어 날아갔다."는 이야기가 남아있다. 

* 나는 아직 적멸굴에는 가보지 못했다. 전라남북도와 충청도의 동학유적지는 거의 둘러보았지만 경상도 지역의 동학 유적은 아직 둘러보지 못하고 있다. 거리가 멀다는것이 이유이지만... 게을러서 그러한것이다. 조만간 따뜻한 봄이 찾아오면 그곳에 갈것이다.   

* 동학을 설명함에 있어 수운 대신사와 해월 신사의 이야기가 나올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종교적 내용이 들어가는것 역시 어쩔 수 없다. 종교적 내용은 최소화하도록 노력해보겠다. 


1894년으로부터 131년 2월 18일 敬天 心告

 

사진 출처 : 천도교 중앙총부 https://www.chondogyo.or.kr/bbs/board.php?bo_table=sub41&wr_id=8&sca=%EC%88%98%EC%9A%B4%EB%8C%80%EC%8B%A0%EC%82%A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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