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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유, 불, 선 삼도와 우리 도 (5)
<원문>
一(일), 耶蘇教(야소교)니, 本教(본교)는 新舊兩派(신구양파)로 分(분)하여 新派(신파)는 耶懷教(야회교)라 稱(칭)하고, 當派(당파)는 天主敎(천주교)라 稱(칭)한다. 그 敎(교)는 西洋(서양)으로부터 中國(중국)에 먼저 들어와 李朝末(이조말)에 朝鮮(조선) 안에 들어와 不過(불과) 十數年間(십수년간)에 四方(사방)에 많이 퍼져 버렸다. 그 敎(교)의 宗旨(종지)는 靈魂個體說(영혼개체설) 主張(주장)으로, 하늘 아버지께 빌어 贖罪救靈(속죄구령)하는 것이 唯一(유일)의 信仰(신앙)이며, 天堂地獄說(천당지옥설)은 또한 佛道(불도)와 相似(상사)하다. 그 經文(경문)에 하였으되, 하느님은 아니 계신 곳이 없다 하였고, 또 말하였으되 하늘에 계신 아버지라 하였고, 또 말하였으되 권세 있는 사람은 하느님이 내렸다 하였고, 또 말하였으되 富者(부자) 天堂(천당)에 가기는 낙타가 바늘구멍에 들어가기와 같이 어렵다 하였다.
이상(以上) 모든 말을 모두 종합(綜合)하여 볼 것 같으면 서로 서로가 모순(矛盾)되는 점(點)이 많이 있는 것이다. 이를 일컬은 진신서(盡信書)면 불여무서(不如無書)라 함이 가(可)할까 한다. 그 교(教)의 신구파(新舊派)의 구별(區別)은 이와 같다. 그 교(敎)가 당초(當初) 서양(西洋)에 있어 교도(敎徒)가 많았었고, 따라서 세력(勢力)이 강대(强大)하여 법황(法皇)이라는 것이 있어 그 교(敎)의 중심(中心)이 되어 만반(萬般)의 권위(權威)를 다 부렸다. 사람을 임의(任意)로 죽이고 살리고 하는 등(等), 제왕(帝王)이라도 임의로 축섭(黜涉)하였다 하며 기타(其他) 모든 불의행위(不義行爲)를 무소부지(無所不至)로 하였던 터이다. 무엇이든지 사람의 당파(黨派)가 많고, 재력(財力)이 많으면 따라 세력(勢力)이 생기는 법(法)이오, 세력(勢力)이 생기고 보면 그른 일을 하는 법(法)이오, 그른 일을 많이 하면 필경(畢竟)도로 없어지고 마는 것이 원리원칙(原理原則)이 되는 것이다.
그 교(敎) 신도중(信徒中)에서도 일찍 사람이 있었던지 그 몹쓸 권세(權勢)를 꺾어 버리고 바른 길로 나가자는 생각으로 혁명기를 들고 나선 이가 있었다. 그리된 결과(結果) 그 교(敎)의 악폐(惡弊)도 대략(大略)으로 없어졌다고 한다. 그러나 고금(古今)의 인심(人心)이 어찌 다름이 있으랴. 개혁(改革)의 길을 반대(反對)하고 끝 구교(舊敎)의 세력하(勢力下)에서 그대로 종노릇을 하고자 하는 자(者)가 있었으므로 필경(畢竟) 신구양파(新舊兩派)로 분립(分立)이 되고 말았다 한다. 그러나 그 교(敎)의 혁명(革命)도 벌써 이미 오랜지라 구악(舊惡)을 부수다가 남겨눈 조건(條件)이 오히려 더 큰 것이 남아있었다. 그것은 무엇이냐 하면, 만개(萬個)의 소우상(小偶像)을 부수었다가 다시 일개(一個)의 대우상(大偶像)을 만들어 둔 그것만을 그대로 두고 키워 오는 것쯤은 그 교(敎)를 위(爲)하여 큰 걱정거리가 아니라고 할 수 없는 것이다. 그네들은 다만 법황(法皇) 그것의 세력(勢力)이 큰 것만을 알았을 뿐이었고, 법황(法皇) 그것의 세력(勢力)이 하느님 아버지와 하느님 독생자(獨生子)라고 하는 그 자리로부터 나온 것임을 깨닫지 못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 교(敎)가 만일 운명(運命)이 기냐고 하면 루터 이상(以上)의 루터 같은 사람이 또 하나가 나와야 할까 한다. 오늘날은 일개(一個)의 루터보다 만개(萬個)의 루터가 있어야 되는 것이다.
<현대어>
넷째로 예수교(기독교)에 대해 말하겠다. 예수교는 신파(新派, 개신교)와 구파(舊派, 천주교) 두 파로 나뉜다. 신파는 ‘야회교(耶懷敎, 여호와 신앙)’라고 부르고, 구파는 ‘천주교(天主敎)’라고 부른다. 이 종교는 서양에서 먼저 중국으로 들어왔으며, 조선에는 조선 후기에 전해졌는데, 불과 수십여 년 만에 사방으로 크게 퍼져나갔다.
예수교의 중심 교리는 영혼 개별성을 주장하며, 하늘의 아버지에게 죄를 용서받고 영혼의 구원을 비는 것이 유일한 신앙이다. 천당과 지옥을 말하는 점에서는 불교의 교리와 비슷하다. 그들의 경전에 이르기를, "하느님은 계시지 않는 곳이 없다"고 하였고, 또 "하늘에 계신 아버지"라고 하였으며, "권력 있는 사람은 모두 하느님이 세운 것"이라 하였고, 또 "부자가 천당에 가는 것은 낙타가 바늘구멍에 들어가는 것만큼 어렵다"고 하였다.
이상 말한 내용을 종합해 보면 서로 모순되는 점이 아주 많다. 이를 두고 하는 말이, "책에 쓰인 내용을 모두 그대로 믿는다면 차라리 책이 없는 것만 못하다.(진시서盡信書 불여무서不如無書)"라는 말일 것이다.
그 교의 신·구파가 나뉘게 된 과정은 다음과 같다. 이 종교가 처음 서양에서 생겨났을 때 신자가 매우 많아지면서 세력이 커졌고, 그 중심에는 '법황(法皇, 교황)'이라는 존재가 있어 온갖 권력을 휘둘렀다. 사람의 생명을 마음대로 다루거나 심지어 왕의 지위도 마음대로 빼앗는 등 온갖 불의한 행위를 저지르는 경우가 많았다. 무엇이든 사람이 많고 재력이 생기면 자연히 권력도 생기고, 권력이 생기면 나쁜 일을 하게 되며, 나쁜 일을 많이 하면 결국 망하는 것이 당연한 원칙이다.
그런데 그 교도들 중에서도 일찍이 그런 잘못된 권력을 꺾어버리고 바른 길로 나아가자며 혁명의 기치를 들고 나온 사람이 있었다. 그 결과, 교회 안의 악습도 어느 정도 없어졌다고 한다. 하지만 고금의 사람 마음이 어찌 다를까. 개혁에 반대하며 끝까지 옛 세력 아래서 그대로 종노릇을 하고자 하는 사람들도 있었기 때문에 결국 신·구파로 나뉘게 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그 교회의 혁명도 벌써 오랜 세월이 지나, 옛 잘못을 부수는 과정에서 완전히 해결하지 못한 커다란 문제가 남아 있었다. 그것이 무엇인가 하면, 만 개의 작은 우상들을 부수어 없애고도 정작 하나의 더 큰 우상을 만들어 그를 숭배하는 습관을 그대로 남겨두고 있다는 점이다. 이것이야말로 교회를 위해 큰 걱정거리가 아닐 수 없다. 그들은 오직 법황(교황)의 세력이 크다는 사실만 알았지, 그 법황의 세력이 바로 '하느님 아버지와 그의 독생자(예수)'라는 절대적 자리에서부터 비롯되었음을 제대로 깨닫지 못한 것이다.
그 교가 앞으로 더 오래가려면, 과거의 루터와 같은 인물이 다시 한번 나타나야 할 것이다. 오늘날에는 루터 한 사람만으로는 부족하고, 만 명의 루터가 나와야만 한다.
지금까지 유교(儒敎), 불교(佛敎), 선도(仙道), 예수교(耶蘇敎)에 대해 설명하였다. 이 외에도 회교(回敎, 이슬람교), 신교(神敎), 파교(波敎, 바하이교), 빠와이교(기타 외국 종교로 추정) 등 수많은 각종 유사종교들이 더 있지만, 일일이 열거할 수가 없어서 이 정도에서 생략하고자 한다.
과거의 세상은 어떤 종교든 도덕이든, 모든 학문이 서로가 자신만이 옳다고 주장하면서 분열과 갈등을 낳았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이 과도기적 과정이라고 본다면, 결국 인류는 큰 평등(大平等) 과 큰 자유(大自由) 를 지향하는 새로운 인간중심적 인류주의(人類主義)의 길로 나아가는 것이 자연스러운 무위화적(無爲化的) 순서가 될 것이다.
<해설>
이 글에서 오지영 선생은 당시 서양 종교의 권위주의적이고 모순된 측면을 비판하고, 종교의 근본적 개혁과 개인의 내적 깨달음을 촉구하고 있다. 또한 특정 종교의 권위주의적 구조와 맹목적 신앙을 경계하고, 진정한 신앙이란 권력이나 교리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내면에서 출발해야 한다는 말씀이다.
개별 종교의 교리나 사상적 우월성 논쟁을 넘어서 더 높은 차원의 보편적 인류주의인 "사람이 곧 하늘이다(人乃天)" 라는 동학의 인본주의 정신을 강조하고, 각 종교가 지닌 한계를 넘어 모든 인류가 함께 지향할 수 있는 평등과 자유의 가치를 실현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흐름이다는 말씀으로 글을 맺고 있다.
* 공부가 부족한 사람이라 "빠와이교"라는 특정 종교 이름에 현혹당해 진짜 진리를 놔두고 이게 무엇일까로 시간을 소비했다. 김태웅 교수님의 책에도 '빠와이교'에 대한 설명은 별도로 되어 있지 않다. 문맥상 "파교=바하이교" 가 나와 있음에도 다시 '빠와이교'를 언급하신것은 분명 '파교=바하이교'와는 다른 종교인것으로 보이는데 무척 궁금해졌다.
찾아보니 우리 땅에 파교=바하이교가 전래된 시기는 1921년 그리고 당시 바하이 교인들이 별도의 예배당이 없어 천도교 교당에서 예배를 봤다는 기록이 신문에도 보도 되었다. (1921년 9월 1일 동아일보) 그렇다면 오지영 선생께서도 분명 '파교=바하이교'를 접하셨을것으로 추정해 볼 수 있는데 별도로 파교와 빠와이교를 언급하신것이 아무래도 미스테리이다.
배화교(拜火敎)/조로아스터교/파시교를 생각해 볼 수 있는데 아무래도 발음이 다르다. 그렇다면 결국 가장 가능성 높은것은 '파교'와 '바하이교'의 이름을 혼동하신것외에는 달리 생각 해볼 수 없는것 같다. 파교=바하이교에 대한 설명은 다음 링크를 참고하시기 바란다. https://namu.wiki/w/%EB%B0%94%ED%95%98%EC%9D%B4%20%EC%8B%A0%EC%95%99
* 이제 "유, 불, 선 삼도와 우리 도"가 끝이 났다. 다음 글은 '포덕과 조난' 편으로 수운 최제우 대신사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세상이 어지럽다. 정치도 경제도 국제정세도 모든것이 어지러운데 산불마저 크게 일어나 수 많은 생명이 사라졌고 어려움은 계속되고 있다. 겨울이 지나고 봄이 오듯 우리에게도 반드시 봄비가 내릴것을 믿는다.
1894년으로부터 131년 3월 27일 敬天 心告
* 밴드의 특성상 과거 글 보기가 어려워 블로그를 만들었다. 처음부터 이 글을 읽고자 하시면 다음의 블로그를 이용하시기 바란다. https://manissky.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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