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학사 - 오지영

#8 포덕과 조난 (2)

manissky 2025. 4. 4. 17:35

#8 포덕과 조난 (2)

<원문>

先生(선생)이 被逮(피체)되기 며칠 前(전), 忽然(홀연) 弟子(제자) 여러 사람들을 불러 말씀하여 "내 前夜(전야)에 一夢(일몽)을 얻으니, 太陽(태양)의 殺氣(살기)가 左股(좌고)에 來射(내사)하여 八字形(팔자형)을 이루어 보이더니, 꿈을 깬 以後(이후)에도 오히려 그 紫痕(자흔)이 있어 三日(삼일) 동안 없어지지 아니하였으니 내 이로써 禍(화)가 將次(장차) 있을 것을 아노라." 하였다. 이에 弟子(제자)들이 말씀을 듣고 恐懼(공구)하기를 마지않으니, 門徒(문도) 一人(일인)이 밖으로 들어와 告(고)하여 曰(왈) "方今(방금) 朝廷(조정)에서 先生(선생)을 異端(이단)으로서 指目(지목)하여 잡고자 한다는 所聞(소문)이 있사오니 先生(선생)은 急(급)히 處卞(처변)하여 禍(화)를 면하소서." 한대 先生(선생) 曰(왈), "道(도)가 나로부터 나왔으니 내 스스로 當(당)할 것이라. 어찌 몸을 避(피)하여 累(누)를 諸君(제군)에게 미치게 하리오." 한대 姜洙曰 先生(강수 왈 선생)께서 往年(왕년)에 隱寂庵(은적암)으로 避(피)하신 것도 또한 處卞(처변)에서 나온 바라. 하거늘, 先生(선생) 曰(왈), "그때로 말하면 諸君(제군)이 아직 羽毛未成(우모미성)하였고, 또는 大道(대도)의 主人(주인)을 定(정)하지 못하였으므로 不得已(부득이) 그리 하였거니와, 이제 其人(기인)이 自在(자재)하니 내 무엇을 꺼려 苟苟(구구)히 몸을 避(피)하리오." 하고 泰然(태연)히 決心(결심)한 빛을 보이매, 弟子(제자)들도 다시 말을 告(고)치지 못하였다. (계속)


<현대어>

수운 선생이 체포되기 며칠 전, 갑자기 여러 제자들을 불러 이렇게 말씀하셨다.

“내가 어젯밤 꿈을 꾸었는데, 태양에서 나온 날카로운 살기가 내 왼쪽 허벅지를 쏘아, 팔(八)자 모양의 자국을 만들었다. 꿈에서 깨어난 뒤에도 붉은 자국이 남아 사흘이 지나도록 사라지지 않으니, 이로써 내가 머지않아 화를 당할 것을 알았다.”

이에 제자들이 두려워하며 걱정하는 가운데, 문도 중 한 사람이 밖에서 들어와서 급히 말하였다.

“방금 조정에서 선생님을 이단(異端)으로 몰아 체포하려 한다는 소문이 있사오니, 선생님께서는 속히 몸을 피하여 화를 면하시기 바랍니다.”

그러자 선생이 대답하였다.

“내가 펴고자 하는 도(道)는 나로부터 나왔으니, 그 화도 내가 스스로 당해야 마땅하다. 어찌 내가 몸을 피하여 그 화를 여러분에게 미치게 할 수 있겠는가?”

이에 강수가 말하였다.

“선생님께서 예전에 은적암으로 피신하셨던 것도 결국 그때의 위급한 상황 때문이 아니었습니까?”

그러자 선생이 다시 답하였다.

“그때는 여러분의 날개가 아직 미처 자라지 못했고, 또 도(道)를 이끌 사람이 정해지지 않은 상태였으므로 부득이하게 그리했던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도를 이어받아 이끌 인재가 스스로 존재하니, 내가 무엇을 두려워하여 비겁하게 피하겠는가?”

선생께서 이렇게 태연히 결심한 모습을 보이시니, 제자들도 더 이상 그 말씀에 반론하지 못하였다.

<해설>

이 단락은 수운 선생이 체포되기 직전의 상황을 묘사한 장면이다. 여기에서 수운 선생은 앞으로 닥칠 화를 미리 예측하시고 제자들과 이별을 준비하고 있다. 그러면서 제자들의 앞날을 염려하고 있다. 그리고 도를 이어갈 제자들이 있으니 피하지 않고 운명을 담담히 받아들이겠다는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 * 이때 등장하는 강수(姜洙)=강시원, 강사원, 강방준 에 대해 기억해 둘 필요가 있다. 강수, 강시원은 천도교 역사에서 해월 신사만큼 중요한 인물이다. 우선 이름을 기억해두면 좋겠다. (계속)


2025년 4월 4일 드디어 나라와 민심을 어지럽힌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 사람의 뜻에 따라 파면되었다. 민심을 어기고 정의를 등진 무도한 권력에 대한 심판이자 "사람이 곧 하늘이다'라는 동학의 뜻을 다시 확인한 뜻 깊은 순간이었다라고 말씀드린다. 

동학은 언제나 민(民)을 하늘처럼 섬기며 사람의 생명과 존엄, 평등과 정의를 최고의 가치로 삼아왔다. 동학의 가르침은 사람 위에 사람 없고 사람 아래 사람 없으며 모든 권력과 정치의 근본은 민심(民心)에 있음을 분명히 말하고 있다. 그러나 윤석열은 하늘의 마음인 민심을 버리고 오만과 독선으로 국민의 뜻을 무시했다. 정의를 왜곡하고 국민의 자유, 인권을 침해했으며 공동체의 신뢰와 평화를 위태롭게했다. 

2025년 4월 4일 대한민국 국민은 윤석열에게 파면을 선언했다. 국민, 사람이 곧 하늘이며, 국민, 사람의 뜻이 곧 천명(天命)임을 선포한 것이다. 

이제 대한민국이 다시 사람 중심의 공동체로 돌아가기를 희망한다. 권력의 주인은 언제나 국민, 사람이다. 국민은 불의한 권력에 단호히 맞서며 '사람사는 세상'을 이루기 위해 하나가 될것이라고 믿는다. 모두가 힘든 시기를 지낸다. 그러나 오늘만큼은 오늘의 역사가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위안과 힘이 되기를 희망한다. 

덧붙여 4월 5일은 동학과 천도교에 있어 중요한 날인 '천일(天日)' 이다. 수운 대신사께서 한울님으로부터 무극대도(無極大道)를 받은 날, 조금 더 쉽게 말씀드린다면 동학이 시작된 날이다. 이런 뜻 깊은 날을 앞두고 윤석열이 파면된것은 하늘의 뜻 "사람이 하늘이다"를 우리 스스로가 증명한것이라 생각한다. 오늘은 모두에게 평화가 함께 하기를 바란다. 


1894년으로부터 131년 4월 4일 敬天 心告